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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을 걷어내는 순서 — 한의원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블로그 2026년 9월 18일

어지럼을 걷어내는 순서 — 한의원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전동환
의료 감수 전동환 대표원장

4편에 걸쳐 어지럼이 무엇인지, 어떻게 나타나는지, 왜 생기는지, 오래 두면 어떻게 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저희가 실제로 어떻게 손을 대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한 가지 정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어지럼 치료에는 정해진 한 가지 방법이 없습니다. 담이 껴서 오신 분과 기운이 비어서 오신 분에게 같은 것을 드리면 한쪽은 좋아지고 한쪽은 더 힘들어지십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5편의 마지막입니다.

어지럼을 걷어내는 순서를 표현한 손그림 일러스트

먼저 어느 쪽 어지럼인지 나눕니다

첫 진료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일이 이것입니다. 어지럼 자체보다 그 둘레를 여쭙습니다.

도세요, 아찔하세요? 몇 초인가요, 온종일인가요? 어느 자세에서 심한가요? 무엇이 같이 오나요? 잠과 속은 어떠세요? 언제부터인가요? 그 무렵 몸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여기에 맥과 배를 직접 보고 설태를 확인합니다. 담이 껴 있는 분은 설태가 두껍고 맥이 미끄럽습니다. 기운이 빈 분은 맥에 힘이 없습니다. 열이 위로 뜬 분은 맥이 팽팽하게 잡힙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그다음이 전부 어긋납니다. 어지럼 치료의 절반은 구분하는 일입니다.

도는 어지럼이 뚜렷하신 분은 그 자리에서 고개를 몇 가지 방향으로 움직여 보며 어느 자세에서 도는지를 직접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그쪽 진료를 함께 받으시도록 안내해 드리기도 합니다. 함께 보는 것이 더 빠른 경우가 있습니다.

어지럼의 갈래를 나누어 진료하는 모습을 그린 손그림 일러스트

막힌 것은 걷어냅니다

담이 껴서 머리가 무겁고 뿌연 분에게는 먼저 걷어내는 일부터 합니다. 채우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속이 제 일을 하도록 돌려놓으면 눅진하게 고여 있던 것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머리를 덮고 있던 것이 걷히면서 “머리가 가벼워졌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때 드시는 것도 함께 손을 봅니다. 기름진 것, 밀가루, 늦은 밤 음식은 담을 다시 만듭니다. 약으로 걷어내면서 한쪽에서 계속 만들어 넣으시면 제자리걸음입니다.

이 갈래는 반응이 빠른 편입니다. 걷어내는 일은 채우는 일보다 시간이 덜 걸립니다.

담을 걷어내어 머리가 가벼워지는 것을 그린 손그림 일러스트

모자란 것은 채웁니다

기운이나 피가 모자라 오신 분에게는 반대로 채우는 일을 합니다. 밀어 올릴 힘과 머리를 적셔 줄 것을 늘려 드립니다.

이 갈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속입니다. 기운과 피는 결국 드신 것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못 드시는 분은 채우는 약부터 드리지 않고 드실 수 있게 만드는 것부터 합니다. 순서를 바꾸면 속만 더 부대끼십니다.

채워지면 어지럼만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낯빛이 돌아오고, 계단이 덜 힘들고, 오후에 무너지지 않으십니다. 이런 변화가 함께 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갈래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걷어내는 일은 덜어 내면 그만이지만 채우는 일은 몸이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 2주에 큰 변화가 없다고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개 한 달을 넘기면서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모자란 기운과 피를 채우는 것을 그린 손그림 일러스트

위로 뜬 것은 내립니다

열이 위로 떠서 머리가 화끈하고 뒷목이 당기는 분에게는 내리는 일을 합니다. 앞의 2가지 갈래와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위로 치민 것을 아래로 돌려놓으면 머리가 시원해지고 뒷목이 풀립니다. 잠이 깊어지는 것도 대개 이때 함께 옵니다.

이 갈래에서 자주 겹치는 것이 화병입니다. 오래 참고 지내신 것이 몸에 남아 위로 뜬 경우입니다. 그래서 어지럼으로 오셨는데 가슴 답답함과 한숨을 함께 여쭙게 됩니다.

앞 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런 분께 무턱대고 기운을 채우는 약을 드리면 오히려 더 어지러워지십니다. 구분하는 일이 왜 먼저인지가 여기서 분명해집니다.

위로 뜬 열을 내리는 것을 그린 손그림 일러스트

침과 뜸으로 하는 것

한약이 몸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면, 침은 지금 어긋나 있는 것을 그 자리에서 돌려놓는 일입니다.

어지럼에는 머리와 뒷목, 어깨 쪽을 주로 씁니다. 굳어 있던 뒷목이 풀리면 그 자리에서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끼시는 분이 많습니다. 속에서 온 어지럼이면 배와 다리 쪽도 함께 씁니다.

몸이 차고 기운이 없으신 분에게는 뜸을 더합니다. 아랫배와 다리를 따뜻하게 해 드리면 위로 뜬 것이 아래로 내려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보통 주 2회쯤 오시는 것으로 시작해서, 좋아지시는 정도를 보며 간격을 늘려 갑니다.

침을 무서워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지럼에 쓰는 자리는 대개 얕게 놓고 오래 두지 않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께는 개수를 줄여 시작하니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지럼에 침과 뜸으로 치료하는 것을 그린 손그림 일러스트

얼마나 걸리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어느 갈래인지와 얼마나 오래 되셨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속이 무거운 쪽에서 온 분은 2~3주면 머리가 가벼워졌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오래 참고 지내셨거나 산후, 큰 병 뒤에 오신 분은 2~3개월을 보셔야 합니다.

한약은 2주에 한 번씩 오셔서 몸이 달라진 만큼 처방을 고쳐 갑니다. 처음 것을 끝까지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한 가지만 당부드립니다. 어지럼이 멎었다고 바로 그만두지 마세요. 앞 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문턱이 낮아져 있기 때문에, 몇 주는 더 채워 놓아야 되풀이되지 않습니다.

어지럼 치료에 걸리는 기간을 그린 손그림 일러스트

정리하면

어지럼 치료는 걷어내고, 채우고, 내리는 것입니다. 어느 것을 먼저 할지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순서를 정하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5편에 걸쳐 말씀드린 것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어지럼은 나이 탓이 아니고, 저절로 가라앉았다고 나은 것도 아니며, 어느 쪽 어지럼인지만 제대로 나누면 손댈 자리가 나옵니다.

“그냥 어지러운 것쯤” 하고 몇 년을 지내신 분들이 많으십니다. 참지 않으셔도 되는 자리입니다. 오래 두신 것은 그만큼 시간이 걸리지만, 그렇다고 못 고치는 것은 아닙니다.

어지럼 치료를 상담하는 한의사와 환자 손그림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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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환

전동환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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