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에 좋은 음식과 습관 — 무엇을 어떻게 드실까요
“물 많이 마시고 채소 많이 드세요.” 변비로 어디를 가셔도 듣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대로 했는데 안 되셨으니 이 글을 읽고 계실 겁니다.
오늘은 같은 말을 반복하는 대신, 어떤 경우에 그 말이 통하고 어떤 경우에 통하지 않는지를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섯 편 중 네 번째입니다.

식이섬유는 종류를 가려야 합니다
가장 자주 어긋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식이섬유에는 성질이 다른 두 갈래가 있습니다.
- 물에 녹는 쪽 — 귀리, 보리, 바나나, 껍질 벗긴 사과, 당근, 고구마처럼 부드러운 것들입니다. 물을 머금어 변을 무르게 만듭니다
- 물에 녹지 않는 쪽 — 밀기울, 거친 통곡물, 질긴 채소 줄기처럼 억센 것들입니다. 부피를 늘려 장을 자극합니다
흔히 “변비에는 거친 채소”라고 아시지만, 이 말이 맞는 경우는 절반뿐입니다. 부피를 늘리는 방식은 밀어낼 힘이 남아 있을 때 통합니다.
지난 편에서 나눈 유형 가운데 장이 느린 분이라면 거친 쪽을 갑자기 늘리시면 안 됩니다. 밀어낼 힘이 부족한 장에 짐만 더 얹는 셈이라, 배가 불룩해지고 가스가 심해집니다. 이런 분은 부드러운 쪽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어느 유형이든 공통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천천히 늘리는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두 배로 드시면 누구나 배에 가스가 찹니다. 2주에 걸쳐 조금씩 올리시면 장이 적응합니다.

물은 섬유질과 짝입니다
물을 많이 마셔도 소용없었다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물만 늘리면 대개 소변으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물은 섬유질과 함께일 때 일을 합니다. 섬유질이 물을 붙잡아 두어야 변이 무르게 유지됩니다. 반대로 섬유질만 늘리고 물이 부족하면 오히려 더 딱딱해집니다. 둘은 반드시 같이 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마셔야 할까요. 저는 하루 몇 리터라고 숫자를 정해 드리지 않습니다. 억지로 채우려고 물만 많이 드시면 오히려 소변만 자주 보시게 됩니다. 몸에 남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갈증이 날 때 참지 마시고 그때그때 드세요. 일하다 보면 목이 말라도 미루셨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들이켜시는 분이 많은데, 그 방식이 가장 소용없습니다. 목이 마르다는 신호가 올 때 한 컵씩, 나눠서 자주 —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컵은 특히 권해 드립니다. 밤새 쉬던 장을 깨우는 신호가 됩니다. 찬물이 잘 맞는 분도 있지만, 배가 차고 예민한 분께는 따뜻한 쪽이 편합니다.

아침이 하루를 정합니다
사실 밥상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침의 순서입니다.
장에는 두 가지 스위치가 있습니다. 하나는 잠에서 깨어 몸을 일으킬 때, 다른 하나는 음식이 위에 들어올 때입니다. 이 둘이 겹치는 아침 식사 직후가 하루 중 장이 가장 잘 움직이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아침을 거르시면 이 기회를 통째로 놓칩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나 죽 반 공기라도 위에 무언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이 핵심입니다. 아침 식사 뒤 같은 시각에 화장실에 앉는 습관을 만드세요. 나오든 안 나오든 5분 정도만 앉아 계시면 됩니다. 몇 주 반복하면 몸이 그 시각을 기억합니다. 첫 편에서 말씀드린 무뎌진 신호를 되살리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도움이 되는 것과 기대만큼은 아닌 것
변비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 많습니다. 자주 여쭤보시는 것들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따뜻한 국물과 죽 — 수분과 부드러운 섬유질이 함께 들어갑니다. 아침에 특히 좋습니다
- 말린 자두와 키위 —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하루 두세 알 정도로 충분하고, 많이 드시면 배가 아플 수 있습니다
- 발효 음식 — 김치나 된장, 요구르트처럼 발효된 것은 장내 세균의 균형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납니다
- 유산균 제품 — 맞는 분께는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 달쯤 드셔 보고 변화가 없으면 다른 것을 시도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기대만큼은 아닌 것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공복의 커피는 장을 재촉하는 작용이 있어 효과를 보시는 분이 있지만, 이는 자극에 가까운 방식이라 매일 여기에 기대시면 그 자극이 없을 때 더 안 나오게 됩니다. 이뇨 작용으로 수분이 빠지는 것도 변비에는 불리합니다.
시중의 “변비차”나 “디톡스 차”도 조심하실 부분입니다. 천연이라고 적혀 있어도 장을 직접 자극하는 성분이 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변비약을 다룬 편에서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화장실에서의 자세와 시간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드는 부분입니다.
발밑에 낮은 받침대를 두어 무릎이 엉덩이보다 살짝 높아지게 앉아 보세요. 쪼그려 앉는 자세에 가까워지면서 마지막 관문이 펴져 훨씬 수월해집니다. 작은 발판 하나로 해결됩니다.
그리고 오래 앉아 계시지 마세요. 5분에서 길어도 10분입니다. 나오지 않으면 일어나셨다가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휴대전화를 보며 20분씩 앉아 힘을 주시면 치질이 생기고 감각이 더 둔해집니다.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가지 않는 것만으로 달라지시는 분이 많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장은 몸이 움직일 때 함께 움직입니다. 종일 앉아 계시면 장도 함께 멈춰 있습니다.
대단한 운동이 아니어도 됩니다. 하루 30분 정도 걷는 것이면 충분하고, 한 번에 못 채우시면 나눠 걸으셔도 됩니다. 사무실에서 한 시간에 한 번 일어나 몇 걸음 걷는 것부터 시작하셔도 좋습니다.
집에서는 배를 시계 방향으로 쓸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대장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가는 방향입니다.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배에 힘을 뺀 채, 오른쪽 아랫배에서 시작해 위로, 가로질러, 왼쪽 아래로 5분 정도 부드럽게 쓸어 주세요. 자기 전이나 아침에 눈뜨고 바로 하시면 좋습니다.

정리하면
내 유형에 맞는 섬유질을 천천히 늘리고, 물과 함께 드시고, 아침을 거르지 않고, 그 뒤 같은 시각에 5분 앉고, 하루 30분 걷는 것 — 여기까지가 생활에서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오래된 변비는 이것만으로 다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편에서 그 남는 부분을 한의원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말씀드리며 시리즈를 마치겠습니다.
